요즘은 스스로를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최근에는...
스스로의 자기 컨트롤 능력에 의심을 품게 되는 판단이 한 두 건이 아니다.

스스로의 상태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정도의 판단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최근에 몇 가지 대오각성 후에는 확실하다고 여겼다.

방식은 간단하다.
엄밀히 말하면, 스스로를 타인 처럼 보는 '또 하나의 자신'을 만들면 된다.
'그' 혹은 '그녀'는 나의 현재 상태와 완전히 독립되어 모든 상황을 기록하고 확인해줄 것이다.

어차피 객관이라고 정의되어지는 모든 것은,
수 많은 주관이 보이는 일관된 몇 가지 특정 패턴을 말하는 것에 불과하다.
최소한 자기 자신이 아닌 또 하나의 자신이라면 조금은 스스로의 상태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 객관적인 이야기를 해줄 것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이 것 역시 스스로의 망상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생각보다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결국 '그' 혹은 '그녀' 역시 '모체'가 되는 '나'의 영향을 받고 만다는 것.
물론 조금 더 도움은 될 수 있는 것은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API나 MFC 프로그래밍에서 말해지는 부모 윈도우와 자식 윈도우의 관계에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독립된 프로세서가 아닌 것이다.
나는 두 개의 하이 인스턴스를 정의했다고 여겼지만, 실상은 하나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결국 자신의 일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주체가 되어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조언은 조언이고.. 그 조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줄 수 있을 '수도' 있으나, 근본적으로 기대해선 안되는 것이다.

'스스로가 혼란 모드이니까 다른 것에 맡기자.'

..라는 마인드는 의외로 꽤 많은 이들이 택하는, 어떤 의미로는 '현실도피'에 가깝다.
스스로가 판단을 내리는 것에 불과하면서, 스스로를 납득시키는 마약.
결국 장기적으로 스스로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는 능력만 떨어뜨리는 것에 불과하다.

'객관적'으로, 나는 그 동안 육체도 정신도 심하게 문제가 있는 상태였다.
특별히 누군가에게 말할 가치가 없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뿐, 현재 나의 상태는 그다지 간과하고 있어서는 될 상태가 절대로 아니다.

그랬기에 나는 무언가 기댈 곳이 필요했던 것이다.
최소한 고통은 잊을 수 있는 마약이 필요했다.
하지만 마약은 그저 마약에 불과할 뿐이었다............(...)

마약의 올바른 사용법은 기본적으로 의료 목적에 있다.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자의 진정을 위한 용도나, 혹은 극단적으로 통증에 의한 쇼크사가 우려되는 자에게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진통제의 용도.
이 것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마약의 합법적이며, 올바른 용도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는 대부분이 잘못된 용도라고 할 수 있겠다.
흔히 말하는 남용.

하지만 현실에서 마약의 사용이 으레 그러하듯...
이 것 역시 아무리 적절한 용도라 할지라도, 완전한 해결책은 되어주지 못했던 것이다.

나는...
완전한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미봉책에 기대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보통 사람이라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폐인으로 지내야 할지도 모르는 악조건에서 다른 이들을 따라가기 위한 방편 중 하나로 유용한 선택이라는데는 이의를 달 생각이 전혀 없다.
현실에서 마약 역시, 극도의 심각한 고통으로 인해 연속적인 쇼크가 들어오는 자에게 마약을 투여하지 않을 경우, 고통에 의해 미쳐버리거나 죽고 말것이다. 혹은, 정신적으로 심각한 대미지를 입은 자에게 마약을 투여하지 않고 강해지라는 상투적인 소리나 지껄여댄다면 그는 자살할테지.
그런 측면에서는 그다지 내 선택이 완전히 꽝이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저 내가 실수한 것은..
미봉책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그것이 정말로 궁극적인 해결책이라고 여겼다는 것 정도다.
흔히 벌어질 수 있는 실수지만..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는 몇 가지 실수의 범주에 속한다.

...........
.........................
............................................

사람은 언제나...
소잃고 외양간을 고친다.
그것이 정상적인 순리이다.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언제나 스스로가 분하다는 감정을 잊을 수 없다.

Trackback Address :: http://www.pandemonium.co.kr/blog/trackback/48

Comment on this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