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나는 제대로 전공을 선택한 것일까..?
..라고 간혹 되묻곤 한다.
내가 전공을 잘못 선택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상당히 많이 듣는지라, 어쩌면 잘못 선택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나는 기본적으로 수학을 못한다.
단순 암산 스피드는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지만, 수학적 이해 능력이 상당히 나쁘다.
어지간히 공부 못하는 자가 아니라면 내 수학적 이해 능력을 상회하는 자들은 많다.
과학도 만만치 않게 못하지만, 과학보다 더 심각한게 수학이다.
그렇다고 해도, 과학적인 이해 능력과 센스도 그다지 좋지 못하며, 과학에 관심이 좀 제대로 있는 자들에 비해선 다소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전반적으로 자연계열쪽 자질은 최소한 인문계열에 비해 심각하게 나쁜 편인 건 맞는 것 같다.
적성 검사에서도, 인문계열 쪽 자질이 자연계열을 압도하는 수준으로 차이가 심하게 났었던 전적이 있다(인문계열쪽 총점은 maximum에 가까웠다.).
그래서 나는 인문계열 쪽 자질이 더 낫지만, 취업을 위해 이 쪽으로 왔다는 최초의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다만, 최근에 JPT 일본어 초급 II.. 과목의 학점이 나온 것을 보고 순간 혼란에 빠졌다.
개인적으로, 시험을 그렇게 못쳤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리고 특별히 내 일본어 실력이 JPT 450점 근처에 크게 못 미친다는 생각 역시 들지 않는다.
나는 JLPT 3급을 통과할 자신이 충분히 있으며, 2급도 운이 좋으면 패스가 가능하다.
그리고, 일본애들과, 걔네들이 기분 나쁘건 말건 내 맘대로 떠들어서 회화가 어느 정도 가능..은 하다.
까놓고 말해서 난 그다지 존댓말을 못한다.
한국어로는 미친듯이 존댓말과 돌리는 표현 잘 쓰지만, 일본어로는 그런 거 못한다, 아니 별로 하고 싶어지지 않는다.
글쎄..
단순히 이번에 운이 없었거나 혹은 시험을 내가 모르는 부분에서 실수를 한게 더 있거나...
혹은 내가 가진 내 실력에 대한 건 죄다 환상이고 나는 일본어를 하나도 못하는 쓰레기 수준이거나..
아니면 성적이 잘못 입력되었거나...
셋 중 하나가 진실이라는 거겠지.
까놓고 씨부리마..
그래.. 나 일본어 문법 약하다...
다만 떠들라면 멋대로 떠든다.
어려운 소리 못하고, 이상한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 지껄이는 놈 있으면, 良く分からないんです。혹은 それは何の意味ですか? 라고 씨부려서 알아들을 수 있는 소리가 나올때까지 족치면 그만이다.
덤으로 존댓말도 그닥 미려하게는 못해서 깐깐한 성격이라면 나를 아주 무례하고 재수없는 놈 취급할지도 모른다.
사실 솔직히 말해서, 난 그다지 본성이 예의 바른 편이 아니거든..( -_)y-~
..랄까 정확하게는 예의 바르기 싫다는게 정답이겠지만. 미친듯이 예의 바른 것도 지긋지긋해서 말이지.
어쨌거나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학점이 그따위 식으로 나왔고, 진실은 저 셋 중에 하나란 거다.
다만...
진실이 첫번째 혹은 두 번째 건.. 혹은 세번째면서 수정이 되지 않는다면, 나는 그 과목을 학점 포기 할거고 그 교수님 수업은 영원히 보이콧할거다..(...)
일어일문을 복수 전공 할 생각이 있기는 하기 때문에 말이지.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 알려달라는 일본식으로 쳐돌린 문자를 날렸지만, 답변이 돌아올거라는 기대는 사실 그닥 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와봤자 '니놈이 쓰레기라서 그런걸 날더러 어쩌라고' 라는 답 말곤 올 확률이 0%에 수렴한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성깔이 드러워서...
정말 한번 시작하면 무라도 벤다.
어딘가 분풀이를 하지 않으면 버티지 못한다.
그게 설사 자신을 상처 입히는 결과가 될지라도 '해야만 한다.'
내가 그쪽 계열 과목을 그런 학점 받고는 버티지 못하겠다.
옛날에 일본어 회화...
내가 병신 같은데 일본인 T교수님(여러 의미로, 알만한 유명한 교수님이라 걍 이니셜 처리하겠다.)이 내가 존내 불쌍해서 학점을 올려줘서 B+ 받은 전적이 있을때도...
진짜 학점 포기하고 싶었다.
A+를 받지 못한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사실, 내 마지막 자존심일지도 모른다.
일본어라는 계열은.
소프트웨어 공학이라는 계열에서..
심심하면 엿 같은 학점이나 쳐받을 정도로 무능하고 형편없는 학생이라는 아주 잔인한 평가만을 전공교수님들에게 받는 입장에서 이건 마지막 보루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나는 여러 차례 전과하라는 조크 반 진담 반의 악담을 전공 교수님들에게 여러 차례 들은 바가 있다.
그래...
다시 말하마..
IMF 사태로 취업이 개같아진 아주 좆같은 상황만 아니었으면, 난 컴퓨터 소프트웨어 공학과.. 아니, 당시의 컴퓨터 응용공학부에 오고 싶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내가 다니는 이 학교 오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대학을 가지 않거나 재수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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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결국 어찌되었건 여기로 왔고..
나는 내 마지막 자존심은 챙겨야만 한다.
그 자존심을 챙기지 못하면 나는 견딜 수 없다.
솔직히 학점이 위험할 것 같은 스크린 영어를 비롯한 여러 과목들은 생각보다 성적이 멀쩡했다(A에 환장하는 여타 굇수 녀석들의 입장에선 씨바 소리 나오는 학점일지도 모르겠지만.).
나같은 무능한 놈과 같이 프로젝트 하면서 열심히 달려준 과 내의 존내 좋은 녀석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는 바이다.
재능이 있다면 증명을 해보여야 하며,
확신이 있다면 그 확신 역시 증명을 해보여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허공에 떠도는 망상에 미치광이의 헛소리에 불과하다.
그것에 실패한다면.. 나는 쓰레기에 불과하다.
그러한 것을 도저히 나는 용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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