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하면서도,
어떤 의미로는 최악이었던 올 한해가 오늘로 마무리 된다.

.........과연 내게...
내일이란 것이 있는 것일까..?

적어도 올해 이 맘때는 내게 있어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그런 날이 되었으면 했다.

.....아무런 의미도...
아무런 소득도...
없었다.

막대한 부채와...
막대한 패널티만이...
삶이라는 이름의 도박장을 내려온 나를 기다릴 뿐이다.

........
.............
....................

이제 내게 남은 시간은...
사실 없다.

죽음이 다가온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이제 세삼스럽지도 않다.
2년 전부터, 늘상 봐왔는 걸.

지금부터,
나는 사채업자에게 삶을 빌리려 한다.
이번에도 패배한다면,
아마도,
나는 한줌의 뼛가루와 재로 화할 것이다.
연속적인 실패만을 떠안고,
오늘도 그는 새로운 가면을 만들고 있다.

밑바닥에서 절망을 맛보기만 했고,
거짓된 성취감에 중독되어,
이미 그의 본얼굴은 문드러졌다.

그가 안고 있는 부채가 얼마가 되는지는 이제 셀 수조차 없다.
언젠가는 사채업자가 들이닥치고,
그는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사후의 심연의 밑바닥인 것인가?
아니면 고생 끝에 쟁취한 성공의 광휘인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다시금 손에 넣은 평범한 일상인 것인가?

남자는 완성된 가면을 뒤집어 쓴다.
이번에는 잘되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상투적인 생각 같은 건 더는 무미건조하다.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
이번에 만든 가면은 매우 특수하다.
마치 정말로 살아있는 인간의 모습같은 이 가면은,
사실 정말로 살아있는 사람의 가죽을 뜯어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저 남자의 가면 만드는 기술이 이제 궁극에 달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어딘가의 무덤에서 파해친 시체에서 뜯어냈는지도 모른다.

남자는 가면을 쓰고...
다시금 세상을 기만할 계획을 조용히 세우기 시작한다.
누구도 가면 아래의 문드러진 남자의 얼굴따윈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남자는 진실된 의미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도, 누군가에게 사랑받을 수도 없다.
모두를 미워하고 모두에게 미움 받는,
남자의 진실은 이번에는 과연 어디까지 숨겨질 것인가?
나를 평가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다.
하지만, 행위의 주체가 되고, 그것을 실행하고 그 결과를 받을 사람은 다름 아닌 자신이다.

자기 자신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건,
자기 자신 밖에 없다.
타인의 사람 보는 눈을 맹신하지 마라.
특히나 그런 말을 하는 자일 수록,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부분만 보려 하는 특성이 강하며, 비판적인 이야기 밖에 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경우가 많다.
타인이 '나'를 참고할 때는 도움이 되겠지만,
'나'에게는 기실 그다지 큰 도움이 안되는 하나의 참고사항에 불과할 뿐인 경우가 90%이다.

객관을 무시하지 말되,
그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객관 역시 주관이 모여 구축된 이야기일 뿐이고,
상대적인 개념이다.
객관을 존중은 하되, 자신의 주관을 객관에 굴종하려 하지마라.

모집단, 혹은 특정인이 자신에 대한 장점을 전혀 이야기 하지 않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그 이유를 하나의 객관적 잣대로 삼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그리고 그 이유가 또하나의 주관이나 집단 이기주의, 혹은 억지스러운 폄하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어떤 객관'을 하나의 객관적 잣대로 받아들이는 것 역시 상대적이다.
스스로의 납득과 공감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것이 공감이 가지 않는다면 공감이 갈 이유를 요구하라.
공감갈 이유를 상대가 말하지 못한다면 깨끗하게 무시해라.
하지만, 스스로가 최대한 떳떳할 수 있고, 남에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스스로만의 객관성을 정립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 글을 쓰는 것은,
단순히 모두가 비난하는 잘못된 행위를 하는 주제에,
혼자서 착각과 망상 속에 빠져 자기 위안이나 해대는 그런 병신 같은 자들을 위한 것이 결코 아님을 밝혀둔다.

그저, 모집단의 '객관'과 적대성에 희생되지 말라고 하고 싶을 뿐이다.
그것은 굳이 당신의 친한 친구나 가족이라 할지라도,
당신에 대한 일종의 적대성을 갖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것은 하나의 악의라기 보다는 그가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갖는,
하나의 선입견이기 때문에 그것이 당신에게 등돌렸다고 생각하진 말아야 한다.

그리고 당신은,
당신 스스로가 갖는 스스로가 주체가 되는 자신의 철학과 '객관'이 아닌,
타인에 의존하고 있지 않는가?

의존하고 있다면,
사실 그것도 하나의 사는 방법이기에 그것이 굳이 나쁘다고는 하지 않겠지만,
자신의 현재 상황과, 주변인의 태도가 엿같다고 생각된다면,
당장 집어치우길 바란다.
왜냐하면 그것이야 말로 당신은 사실 그 방식에 불만을 가지고 있고, 납득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착한 사마리아인 법과 상당히 유사한 괴랄한 법칙이란게 있어서,
타인의 선의가 당신 자신에게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해서,
그 자를 나쁘다고 말하는 자는 없다.
특히나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는 객관을 손에 쥐고 있거나,
혹은 유능하고 우수하고 권위를 가진 잘난 이들이거나,
많은 이들이 선의라고 인정할만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면,
오히려 그에 피해보고 있는 당신을 동정하는 이 따윈 없다.

타인의 선의를 무시해선 안되지만,
그렇다고 당신 자신을 망치고 있는 상황에서까지 그걸 호의라고 생각하면서,
당신 자신이 망가지는 것을 방치 하지 마라.
줏대없고 자신감이 없는 행동이 오래가면,
당신은 점점 비굴해지고 찌질하고 저질스러운 속물이 되어갈 것이다.

나 역시 그 덕분에 망가졌다.
아직도 직업도 없고,
인간 관계를 계속해서 실패하고 있다.
하는 일도 하나 같이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
아주 거지 같다.
거의 10년 가까이 그런 상황이 계속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선의를 베풀었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만족하고, 나를 안타깝게 여기고 있지만,
기실 그들이 날 재기 불능 상태로 몰아넣었다.
사실 따져보면 그들에 연관되어서 내가 망가진 적이 엄청나게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선의라는 이유만으로 나쁘게 보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사이엔가 나는 찌질하고 비굴하고 저질스러운 인간이 되어 있었다.

그걸 알게 된 건,
아마 약 2-3년 사이일 것이다.
자기 환멸감과 분노 때문에,
나는 몇 차례나 죽으려고 했다.
하지만 거듭된 악운으로 결국 실패했다.

2-3년 사이 내가 변했네...
어쩌네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것은 망가진 나 자신에 대한 무의식적인 반발과 분노,
내게 피해 입힌 자들에 대한 증오를 풀길이 없기에 끝없이 쌓여만 갔고..
조금씩 넘쳐흘려보내는 것으로는 감당할 수가 없는 레벨까지 차였기에 생긴 홧병이었다.

하지만, 극히 최근에 그 사실을 깨닫고,
나 자신을 찾아가면서, 조금씩 바로잡아져가고 있다.
비록, 완전히 치유될 수 없고,
심각한 후유증을 남는 흉터와 만성 지병이 생길 지언정...
최소한 그런 홧병에 나 자신이 죽어가는 것은 어느 정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욕하더라도, 당신이 만인에게 지탄받을 그런 나쁜 짓을 한 것이 아니라면,
당당해도 좋다.
어설픈 입바른 소리나 권위를 빌린 좋아보이는 말에 생각 없이 굴종할 필요 없다.
그리고 특히, 호의를 가장해서 계속해서 당신에게 피해를 끼치는 말을 함부로 하는 자들에게,
"x발 이제 좀 그만 닥쳐라."
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당당해져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몇 마디만 하겠다.
당신은, 호의를 표방한, 본의 아닌 악의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런 말을 해대면서 상대를 얕잡아보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