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회복이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디다.
이래서는 모든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역시 충고대로...
조금 더 일찍 관계를 끝냈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지금 같이 중요할 때에 흔들리고 힘들지 않아도 되었을지도 모른다.

친구는 친구고...
윗사람은 윗사람이고...
아랫 사람은 아랫 사람이다.
이 세가지를 혼재할 수도 있을지는 모르나,
윗사람이면서도 아랫사람이거나..
아랫사람이면서도 윗사람인 존재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소 다를 수도 있지만,
이런 비정상적인 관계는 대개 해악을 끼친다.

흔히 논하는 대로,
만화나 소설과 현실은 굉장히 다르다.
유교적인 관념이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그 부분에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특히나 주변의 상황에 따라 특정인에게 강요되는 부분이란 것이 있기에,
이 나라에서 사는 한 그 부분에서 자유롭기는 아무래도 어려운 일이다.

괜히 직장이나 공적인 관계에서,
나이 많은 아랫사람을 꺼려하는 것이 아니며,
존재할 시에는 윗사람도 상호 존대하는 것이 아니다.
평대를 하게 될 시에는 아무래도 상대에 대한 마음이 말씨로부터 '전염'된다.
특별한 사람이 아니고선, 그 부분에서 엄격하게 구별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누군가가 그랬었다.
걔는 널 위하는 것도 아니고,
너에 있어서 유익한 관계도 아닐 뿐더러,
널 엿같다고 생각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겉모양만 보고, 그리고 과거만을 보고 현재를 그렇게 경솔하게 판단하지 말라고 했었다.

그 말이 맞았다.
결국...
남을 사람에 대한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최소한 A에 대해서는,
확실히 맺고 끊는 것으로 지금과 같은 형국은 일어나지 않았다.
A와는 간혹 더는 공유하지 못할 영역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는 간혹 이야기도 하고 지내며,
그냥 무난한 지인 관계는 어떻게든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내가 냉정하게 판단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약해져버린 것이 원인이겠지.

생각해보면...
그 즈음부터 느낌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 느낌을 무시한 결과...
그리고 주변의 수 많은 충고를 무시하고,
과거의 추억에 연연한 결과...

현재 나는 치명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놓였다.

...어떻게든 유지는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여도...
나는 독에 중독되어 있다.

더 이상 악화될 일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그로인해서,
내가 목적했던 바를 달성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진즉에 스스로의 본능과 감을 믿거나..
아니면, 좀 더 다른 시각의 친구나 지인의 충고를 냉정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이지 못했던,
내 실수다.

그로 인해..
죽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렇다면 내 인생역시 거기서 끝나는 것일테지.

자꾸 눈에 핏발이 선다.
무슨 공포 영화에 출연하는 사람이 컬러 렌즈 낀 것도 아니고,
눈이 심심하면 붓고 충혈된다.

시력도 많이 떨어진 것 같다.
그리고 피로도가 이전에 비해 2배로 증가한 기분이다.

그저 좀 쉬고 싶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다시 별로 뭔가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 시작한다.

과연 이렇게나 하드한 스케쥴을...
버텨낼 수 있을까..?
11월까지?

...모르겠다.
멈출 수 밖에 없다고 여겨지면,
멈춰야지... 잠시동안이라도.

그건 그때가서의 문제일 터.
아주 약간이지만,
일상적 기능을 돌발적 사고가 없는 한,
큰 무리 없이 수행하는 레벨까지는 회복한 것 같다.

한 때는,
일상이 거의 파괴된 레벨까지 갔었다.
거의 3주에 가까운 시간 동안,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힘들었다.

팀 프로젝트도 있었고,
힘든 발표 준비와 과제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 사교적인 흐름에서 벗어나버린 것만 제외한다면,
어떻게든 유지는 가능한 수준으로 현상황이 진행되고 있다.
이건 아무리 봐도 상당히 운이 좋은 것 + 최후의 발악에 가까운 몸부림이 어떻게든 먹힌 탓이리라.

.......현재 내면적으로는 퍼펙트하게 망가진 그대로다.
그저 껍데기만 큰 무리 없이 보일 뿐,
속은 다 망가져 있다.
이게 언제쯤 회복 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최소한 50% 이상의 상처가 영원한 흉터로 남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정말 지친다.
이런 와중에도 목숨을 붙이고 있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깝다.

대체 언제까지냐?
내가 숨이 끊어져서 화장터에서 한 줌의 뼛가루로 화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 같다.